2024 SaGA STORY 4월
2024년 04월 29일
PDF로 보기 ▶️ https://me2.do/5LubgH3m

저는 국가 인프라 시설인 변전분야의 전력설비를 시공하고 시험 진단하는 전기공사회사의 대표입니다. 하지만 대표가 되어 회사를 운영해 보니 너무나 두려웠습니다. 이 자리는 많은 직원들과 회사의 모든 일에 대한 방향을 결정하고 그에 따른 모든 결과를 책임지는 자리였습니다.
그래서 저는 이 큰 부담감으로 인해 제 방 한 켠에 있는 작은 기도실에서 매일 울며 기도했습니다. 이런 일상속에 하나님께서는 말씀을 통해 제가 왜 대표가 되었는지 깨닫는 은혜를 주셨습니다. 고린도전서 10:31 “그런즉 너희가 먹든지 마시든지 무엇을 하든지 다 하나님의 영광을 위하여 하라” 이 말씀을 묵상하며 저는 하나님께서 저를 회사의 대표로 부르셨고 회사를 통해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해야 한다는 것, 그리고 나의 삶으로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해야 하는 것을 깨닫게 하셨습니다.
그때부터 저는 기도실에서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님, 제가 주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그런데 어떻게 사는게 주님을 영화롭게 하는 삶인가요? 지혜를 주옵소서. 매일 반복되는 일상 속 어느 날 하나님께서는 제게 마태복음 5:16을 깊이 묵상하게 해주셨습니다. “이같이 너희 빛이 사람 앞에 비치게 하여 그들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 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
하지만 너무나도 무지하고 부족했던 저는 또 이렇게 기도했습니다. “주님, 주님께서 말씀해주신대로 주님을 영화롭게 하는 소금빛의 삶을 살고 싶습니다. 근데 어떻게 살아야 하는지 모르겠습니다. 어떻게 사는게 소금빛의 삶이고 도대체 어떻게 사는게 착한 행실을 보이는 것입니까? 주님 제게 지혜를 주옵소서. 주님 깨닫게 하옵소서.“ 이렇게 오랜 기간 고민하며 기도하던 중 어느 날 하나님께서는 마가복음 12장 29~31절 말씀을 깊이 묵상하게 해주셨습니다.
29 예수께서 대답하시되 첫째는 이것이니 이스라엘아 들으라 주 곧 우리 하나님은 유일한 주시라 30 네 마음을 다하고 목숨을 다하고 뜻을 다하고 힘을 다하여 주 너의 하나님을 사랑하라 하신 것이요 31 둘째는 이것이니 네 이웃을 네 자신과 같이 사랑하라 하신 것이라 이보다 더 큰 계명이 없느니라
이 말씀을 묵상할 때 마태복음 5장 16절 말씀의 소금빛의 삶과 착한 행실에 대한 정답이 바로 31절에 나와 있었습니다. 바로 ‘이웃사랑’ 입니다. 이 말씀을 통해 나의 삶을 통해 나타나는 이웃사랑이야말로 소금빛의 삶이며 착한 행실의 근본임을 깨달았습니다.
그때부터 저의 고민과 기도는 또 바뀌었습니다. ”주님 제가 어떻게 사는 것이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는 것입니까? 그리고 제가 하고 있는 전기공사로 어떻게 이웃사랑을 실천할 수 있을까요? 제게 지혜를 주옵소서.” 또 이렇게 오랫동안 기도했습니다. 기도하며 지혜를 간구하니 주님께서는 제게 이런 깨달음을 주셨습니다.
”우리 회사의 전기공사현장에서 좋은 품질로 시공하면 전기를 사용하는 우리 이웃들의 삶을 풍요롭게 만들 수 있다. 이것이 우리 회사를 통해 이웃사랑을 실천하고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는 것이다.“ 라는 깨달음이었습니다. 그 깨달음은 이런 생각으로 이어졌습니다.
‘그럼 우리 회사가 좋은 품질로 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이 필요한 것인가?’ ‘좋은 품질로 시공하기 위해서는 우리 회사의 기술력이 좋아야 하는데 결국 우리회사의 기술력은 현장 일선에서 시공하는 직원들 각자의 기술력’이라는 결론에 도달했고, 그럼 좋은 품질로 시공하기 위해서는 직원들의 기술력을 키워주는 것이 중요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그 뿐 아닙니다. 말씀을 묵상하다 보니 제게 가장 가까운 이웃은 직원들이며, 좋은 품질은 직원들의 만족에서부터 나온다는 것을 깨닫고 직원들의 근무환경을 개선해 주기 위해 대대적인 사옥 인테리어와 새로운 복지정책들을 시도하여 긍정적인 결과들을 얻었습니다.
저희 회사는 직원들의 작업복을 회사에서 세탁해줍니다. 어느 날 직원들이 먼지가 많은 곳에서 일을 하고 들어왔는데 한 젊은 직원이 더러워진 작업복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퇴근하는 모습을 보고 평소와 달리 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그날따라 기도실에서 기도하고 나온 제 마음속에 하나님을 사랑하는 마음이 충만해져 직원들을 사랑의 눈으로 바라보게 되고, 그러다 보니 더러운 작업복을 입고 슬리퍼를 신고 퇴근하는 직원이 미워 보이는게 아니라 안쓰러워 보여 그로 인해 우리 회사에 작업복을 세탁해 주는 시스템이 생기게 되었습니다. 나중에 SaGA강의를 듣고 깨닫게 된 것이지만 바로 이 마음이 “온전론”의 “목자의 심정”이었습니다.
사실 제 마음속에는 두려움이 있었습니다. 경험도 실력도 없는 제가 회사를 말아먹을 것 같은 두려움입니다. 그래서 회사운영을 할 때 “가장 성경적인 방법이 가장 성공적인 방법” 이라는 생각으로 기도실에 엎드려 울며 하나님께 매달리며 하루하루 살아냈습니다. 이렇게 부족한 저를 하나님께서는 새로남교회로 인도해 주셨고, 올해에는 SaGA의 일터선교&글로벌네트워크아카데미를 알게 되어 바로 신청했습니다. 이 과정을 신청한 것도 같은 이유였습니다. 배우고 공부하고 싶었습니다.
어느덧 SaGA의 생도가 되어 공부한 지 한 학기가 다 되어 갑니다. 이 시간이 얼마나 귀한지 매시간 강의가 진행될 때마다 너무 감사해서 눈물이 납니다. 특히 일터를 조직신학에 적용하여 강의해주시는 박재은 교수님의 “성경적 일터신학”은 하나님께서 저를 위해 개설해주신 과목임을 확신합니다. 이외에도 강의를 들을 때마다 예전에 홀로 공부하고 고민했던 시간속에 하나님께서 깨달음을 주신 것이 정확히 맞았음을 확인하며 이 곳에서 공부할 수 있도록 인도해주신 은혜가 얼마나 감사한지 모르겠습니다.
요즘은 하루하루 마음이 설렙니다. 홀로 가던 길에 함께 고민할 수 있는 동기들이 생겼고 묻고 배울 수 있는 선생님들이 생겨서 하나님께 너무 감사합니다. 이 과정을 통해 하나님께서 더 큰 깨달음과 비전을 주실 것을 확신합니다. 여기까지 인도하신 우리 하나님께 감사드리며 이 과정에 함께하고 있는 우리 동기 생도님들을 축복합니다. 하나님께서 우리 인간들을 창조하신 목적 그대로 우리의 삶의 주된 자리인 일터에서 하나님의 이름을 영화롭게 하며 소금빛의 삶을 사는 SaGA 4기 생도가 되기를 우리의 생명 되시고 삶의 목자 되시는 살아 계신 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오직 하나님께 영광~!! Soli Deo Gloria ~!!

34년의 긴 직장 생활을 마치고 새롭게 들어선 제 2의 인생이 즐겁다.
항상 최고의 성과로써 경영의 책임을 감당하기 위해 긴장했던 시간을 마치고, 후배 임원들과 기업인, 꿈을 꾸는 학생들에게 멘토링 코칭을 하면서 선한 영향력을 주고 또 받는 것도 의미가 있었다. 사랑의교회 호산나 찬양대원으로서 내 삶의 원동력인 예배와 찬양에 전심을 다할 수 있는 시간과 환경이 허락되는 것도 정말 감사하다.
다양한 만남, 교회 생활이 안정적으로 루틴이 되어 가던 어느 날, 갑자기 아내가 지인의 권유를 받았다면서 SaGA에 입학해서 공부를 해 보자는 제안을 했다. 생각해 보면, 학생 시절부터 성악을 하고 싶은 꿈이 있었고, 아내도 사회 합창단 활동을 하면서 만나게 되었기에 관심이 더욱 갔다. 심지어 퇴임 직전까지도 다시 음악을 공부하려는 계획도 세운 적이 있었다. 아내의 동행에 힘입어, 드디어 우리 부부는 SaGA의 예배아카데미에 함께 입학했다. 대학원 과정의 공부라서 비전공자인 내가 음악 전공자들에게 폐를 끼칠까봐 우려했는데, 오히려 예배 인도자로서 전문적인 교육을 원하는 비전공자들이 많아서 안심이 되었다.
새로운 배움의 성장을 위한 도전을 시작하게 되었다.
‘기초음악통론&음악사보’ 시간에는 찬양에 대해 깊은 음악적 이해와 작곡자의 의도에 따라 정확하게 노래하는 것도 배우고, 리듬과 음정에 대한 청음도 훈련했다. 그리고, ‘실용화성학’의 세계를 통해, 어떤 화음의 구성으로 하나님께 나의 마음을 음악적으로 표현하며 감사드릴 수 있는지를 배우게 되었다.
아직은 초보이지만 스스로 작곡, 편곡할 수 있는 ‘시벨리우스’ 프로그램을 사용하며 자유자재로 음악의 키를 바꾸면서 악보 사보까지 할 수 있게 된 것은 정말 놀라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교육생인 현직 작곡 교수님도 예배아카데미 교수님이 정말 쉽고 잘 가르치신다고 감탄을 할 정도였다.
‘전공 실기’ 수업을 통해, 고등학생 때부터 꿈을 꾸었던 성악 공부를 다시 시작할 때는 참으로 감회가 새로웠다. 나이가 들면서 나의 성대가 많이 무력화되었지만 이 수준이라도 잘 유지해서 더 나은 찬양을 드리고 싶은 소망이 간절해졌다.
‘예배와 뉴미디어 사역’ 수업에서는 교회 현장에서 하나님을 중심으로 세운 예술적 미디어 활동은 어떤 것이 바람직한지를 배우게 되었다. 현대의 기술적, 문화적 흐름을 어떻게 정제하여 예배의 거룩함에 반영할 것인지를 깨닫는 시간이 되었다. 각자 ‘키네마스터’ 앱을 다운받아 모바일로 영상을 제작하고 자막과 음악을 반영해 보았는데, 생도들의 신앙고백과 소망, 감사, 행복이 담긴 작품들이 참으로 서정적이기도 하고 때로는 역동적이어서 신선하고 감동적이었다.
하나님께서는 예배인도자서의 사명을 깨닫게 해 주셨다.
무엇보다도 예배 아카데미의 핵심은 “하나님 앞에서 신실한 예배 인도자가 되는 것” 이다. ‘온전한 예배핵심신학’과 ‘온전론’ 수업을 통해서 예배는 우리의 필요에 의해 시작되는 것이 아니고 하나님이 우리를 초대하여 직접 시작하신다는 것과, 말씀을 통한 하나님의 계시와 순종으로 응답하는 성도들 간의 거룩한 대화의 시간이라는 새로운 깨달음이 있었다.
예배 공동체가 함께 하나님을 찬양하고 헌신하는 행위이기 때문에, 성경적으로 지켜야 할 마음가짐과 준비 과정, 예배 절차가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 있는지도 알게 되었다. 예배를 통해 말씀에 대해 스스로 실천을 다지고, 자신의 변화를 확인하며, 삼위일체 하나님의 구원의 약속과 보호하심을 확신하는 것은 우리를 새롭게 살게 하고 감사함으로 달려갈 길을 가게 하는 원동력인 것이었다.
4월 22일과 23일 미국에서 예배신학자, 예배인도자, 음악가, 목사로 30년의 사역을 경험하신 놀라운 역량의 콘스탄스 체리 교수님이 직접 SaGA에 방문하셔서 공개 수업을 하신다. 많은 분들이 함께 참석해서 듣고 배우는 좋은 시간이 되기를 기대한다.
물론, 이러한 배움을 자기 것으로 소화하기 위한 고난과 몸부림도 수반될 수 있다. 우리 부부는 매일 숙제의 완성도를 높이기 위해 몰입하느라, 말다툼할 시간도 없이 서로 협조하고 위로해야 상생이 가능했다. 배움이 생활에 스며들면 신앙이 성숙하고 삶이 변한다. TV를 켠 지도 오래되었다. 두 딸들도 열심히 공부하는 우리를 보고 감동하며 “할렐루야”를 외친다.
오정현 총장님께서 ‘온전론’ 첫 강의에서 말씀하셨듯이 SaGA는 하나님이 예비하신 광야인 것 같다. 하나님과 함께 하는 새로운 도전은 항상 나를 설레게 한다. 그 도전 끝에 주어지는 또 하나의 자신감과 감사하는 마음이 나를 더 큰 그릇이 되도록 성장시키신다는 확신이 있기 때문이다.
앞으로도 많은 성도들이 예배아카데미를 통해 자신의 잠재력을 더 성장시키고 훌륭한 예배인도자로서 하나님의 역사를 체험할 것을 적극 권하고 응원한다. 조성환 학장님, 이원준 부학장님, 조성원 교수님, 안상현 교수님, 장민호 교수님, 이정명 교수님, 그리고 수업을 도와주신 모든 스태프 여러분들 감사합니다. 더 열심히 하겠습니다.
하나님께 모든 영광을 올려드립니다.


전남 신안군 증도에 스페인 산티아고를 본 따 ‘섬티아고 순례길’이 있다는 사실을 레거시아카데미에 들어와 처음 알게 되었다. 증도라고 하면 문준경 전도사의 전도와 순교지로 어렴풋이 알고 있었지만 그 현장을 직접 볼 수 있다는 마음에 설렘과 기대감을 안고 이번 순례길에 참여하게 되었다.
많은 분들의 관심을 반영하듯 80여 분이 3월 22일 아침 7시 교회에 모여 버스 2대로 나누어 출발하였다. 4시간 이상 걸리는 여정이었는데 가이드를 해주신 고광식 집사의 친절하고 유머러스한 설명 덕분에 시간 가는 줄 모르고 영광에 도착하였다.

원래 점심식사 후 문준경 전도사 순교 기념관 및 기념비를 순례한 후 배를 타고 병풍도로 들어가서 야간에 12사도 순례길 1-6번을 돌아볼 계획이었으나, 급작스럽게 바람이 심하게 불어 배가 출항하지 못하는 불상사를 만나게 되었다. 이미 민박과 식당을 모두 예약한 상태였으니 난감한 상황이었지만 운영팀의 민첩한 대처와 수고로 일정을 변경하여 태평염전으로 이동, 낙조 전망대와 소금향 카페에서 휴식과 교제의 시간을 보냈다.
이후 문준경 전도사 순교기념관으로 이동하여 문준경 전도사의 생애와 순교에 관한 영상을 보고 설명을 듣고 기념품들을 둘러보았는데, 그동안 문준경 전도사에 대해 너무나 피상적으로 알고 있었다는 사실을 깨닫고 회개하는 시간이 되었다. 문준경 전도사가 1930년대부터 1년에 고무신 9켤레를 갈아 신을 정도로 섬들을 찾아다니며 전도를 하고 교회를 개척한 사실을 보면서 어떻게 그 어려운 시기에 여성의 몸으로 그렇게 할 수 있었는지 경외감마저 느껴졌다.
저녁식사 후 밤에 김대순 학장님의 인도로 일부 참석자들과 문준경 전도사 순교지를 방문하였는데 1950년 한국전쟁 당시 북한군이 증도에서 많은 교인들을 학살하였고 인천상륙작전 후 철수하면서 북한군이 교인들을 붙잡고 있다는 말을 듣고 목포에 있던 문준경 전도사는 교인들과 함께 해야 한다는 각오로 증도로 들어갔다가 북한군에게 순교당하게 되었다고 한다.
당시 주변에서 만류하였고 충분히 살 수 있었음에도 순교의 길을 택한 그를 보면서 자연스럽게 예수님이 생각났다. 죽창에 수차례 찔려 죽어 가던 그의 마지막 말도 “주여 저들을 용서하옵소서. 저들이 하는 일을 알지 못하나이다”였다고 한다. 순교지에서 찬송하고 기도하면서도 도저히 그 사랑의 경지를 가늠할 수 없었다. 2000년전의 예수님과 사도들은 어떻게 생각하면 먼 옛날 다른 나라에서 일어난 일이기에 실감이 나지 않을 수 있으나 불과 70여년전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순교의 역사이기에 더욱 실감이 났다.
당시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발전하고 풍요로운 나라에서 살고 있는 우리들을 보고 문준경 전도사님은 무엇을 말씀하고 싶으실까? 그 거대한 생애를 우리와 비교조차 할 수 없지만 일상에서 작은 부분이라도 예수님의 제자로서 예수님의 사랑을 실천하고 전하는 순교적 삶의 자세가 필요하지 않을까 반성하게 되었다.
운영팀에서 급하게 마련한 펜션과 순교기념관 숙소에서 하룻밤을 보내고, 다음날 아침 7시 배를 타고 병풍도에 도착하였다. 섬티아고의 유일한 가이드이신 병풍교회 담임목사님의 사모님으로부터 12사도 순례길을 만든 배경과 12교회에 대한 설명을 듣고 아침 식사 후 본격적으로 12사도 순례길 순례를 시작하였다. 12교회는 교회라기보다 12사도를 기념하여 우리나라와 프랑스, 스페인의 건축/미술가 10여명이 12제자를 모티프로 삼아 한두 명의 순례자들이 기도와 명상을 할 수 있게 만든 기도실과 같은 작은 예배당이다.
순례는 각 개인이 걸으면서 조용히 묵상하고 명상하면서 가도록 일정 간격을 두고 출발하였는데 걷다 보니 다른 사람과 같이 걷기도 하고 혼자 걷기도 하였다. 걷기 어려운 분들을 위해 앞서 가이드 해 주신 사모님이 스타렉스를 가지고 태워 주셨다. 전날밤 비도 오고 바람이 불던 날씨가 언제 그랬냐는듯 화창하게 개어 심지어 덥기까지 하였다. 중간에 프랑스, 스페인에서 온 미술가들이 머물렀던 컨테이너 작업실이 있었는데 먼 나라까지 와서 별로 좋지 않은 환경에서 기거하며 작업한 그들의 열심과 헌신을 생각해 보게 되었다.
환경적인 상황으로 인해 아쉬운 점도 있었지만 순례길을 걸으면서 문준경 전도사님을 다시 생각하게 되었고 나는 좋은 옷 입고 좋은 신발 신고 좋은 음식 먹으면서 잘 닦인 길을 걸으면서도 힘들어 하는데 그 어려운 시절 문준경 전도사님은 ‘여자의 몸으로 얼마나 힘드셨을까?’하고 자문하며 다시 한번 회개하고 은혜 받는 시간이 되었다.
섬티아고 순례길은 12km로, 800km에 달하는 산티아고에 비하면 턱없이 짧은 거리지만 그만큼 큰 부담 없이 각 건물의 건축미와 주변 풍광을 감상하고 기도하며 묵상할 수 있다. 이번에 날씨로 인하여 일정이 변경되는 바람에 온전한 순례를 못한 것 같아 다음 기회에 다시 와서 제대로 순례길 걸어보자는 소망을 품게 되었다. 또한 다른 나라 성지순례도 좋지만 우리나라의 다른 많은 기독교 성지에도 관심을 가져야겠다고 결심하는 계기가 되었다.
문준경 전도사님으로 인해 증도는 한때 섬주민의 90%가 교인이었다고 한다. 하나님이 세우신 한 사람으로 인해 얼마나 큰 역사가 일어나는지 하나님의 놀라운 권능과 섭리와 은혜를 찬양한다. 할렐루야! 아울러 이번 섬티아고 순례를 위해 섬기신 레거시 아카데미 운영팀과 현지 목사님 사모님께 감사드리며 주님의 축복이 함께 하시길 기도한다. 아멘.

기능 개념으로 인생을 보라
시간 개념으로 인생을 볼 때 전반전과 후반전 2막으로 나뉜다. 그 사이에 하프타임이 있다. 서양 세계관은 시간을 측정할 때 한 지점에서 일직선으로 다음 지점으로 흐른다고 생각한다. ‘하프 타임’의 저자 ‘밥 버포드’ (Bob Buford)는 인생을 운동 경기에 비교하여 전반전, 후반전 그리고 그사이에 하프타임이 존재한다고 분류하였다. (Bob Bufford, Half Time, Zondervan, 1994, p. 19) 그는 두 번째 책 ‘게임 플랜’ (Game Plan)을 통하여 기독교인들이 인생의 하프타임 시기에 전략적인 준비를 하도록 이야기한다.
그런데 다른 각도로 인생을 분류할 수 있다. 기능 개념으로 인생을 보면 인생은 3막이다. 준비하는 단계 (Preparing Stage), 일하는 단계 (Working Stage), 그리고 레거시를 남기는 단계 (Legacy Stage)이다. 아브라함, 모세, 바울의 인생은 3막으로 구성되었다. 예수님을 극적으로 만난 사도 바울은 평생 푯대를 향하여 끊임없이 달려가던 제자였다. 그런데 그의 인생의 마지막 10년동안 사도 바울은 사도 사역면에서는 미약하였지만 엄청난 삶을 통하여 영원한 레거시를 남겼다. 바울이 쓴 13편의 서신서 가운데 7편을 성령의 감동으로 인생 마지막 때에 써서 후대에게 위대한 레거시를 남겼다.
레거시는 결혼식 준비이다.
예수님을 만나 거듭난 영혼은 이미 자신의 장례식을 초림하신 예수님 십자가와 같이 치렀다. 믿는 자에게는 장례식은 없고 오직 재림하실 예수님과 결혼식만 기다리고 있다 (계시록 19 & 21). 교회, 즉 주의 제자는 예수님의 신부로서 이 땅에 사는 시간은 결혼식 준비를 철저히 해야 하는 기간이다. 레거시는 신랑 되신 예수님을 만나는 결혼식 준비 과정이다. 이 준비는 인생 마지막 때 하는 것보다 50대 초부터 일찍 준비를 해야 한다.
주님 만날 준비를 전략적으로 하는 제자가 다음 세대에 남기는 레거시의 모습은 받드시 계승된다. 어거스틴 (Augustine)이 레거시를 다음 세대에게 남기기 위해서 우리 자신에게 스스로 던지는 질문은 여전히 도전이 된다. “나는 어떤 사람으로 기억되기를 원하는가?” (What do I wish to be remembered for?). 우리가 떠난 후에 어떤 레거시를 다음 세대들이 기억할 것인가?
레거시 여행: 신안의 섬티아고
이런 목적으로 레거시아카데미는 지난 3월 22~23일에 특별한 프로그램을 준비했다. 스페인에는 산티아고 순례길이 있고 한국에는 섬티아고 순례길이 있다. 1박 2일 동안 전라남도 신안군에 있는 12 사도 순례길과 문준경 전도사의 순교길을 82명의 레거시아카데미 생도들이 직접 방문하는 레거시 여행을 통하여 다음 세대에 성경적 레거시를 남기는 제자로 성숙하는 기회를 가졌다.
12km의 섬티아고 순례길을 걸으며 예수님의 12 사도들이 지난 2000동안 후대에게 남긴 레거시를 묵상하면서 도전 받았다. 우리도 다음 세대에 동일한 레거시를 남길 수 있도록 기도와 성찬식을 통하여 우리의 삶을 재헌신하였다. 다음 세대들이 선대에게 감명받는 부분은 눈에 보이는 화려한 선대들의 큰 사역이 아니라 예수의 신부로서 날마다 진실되게 사는 삶 자체이다. 우리 후대들로 하여금 우리의 발자취를 따라오도록 인도하려면 우리가 성경적 레거시 삶을 살아야 되지 않을까?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