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 SaGA STORY 9월호
2024년 09월 27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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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1:28)
영적 장자권을 회복하고 싶다고 생각하고 있던 때, SaGA 제자훈련아카데미 목양사 트랙에 지원하게 되었다. 매 시간 하나님을 더 깊이 배우고 익히는게 이렇게도 기쁜 일인가 하며 거룩한 기대감으로 수업에 임했다. ‘전인격적 영성형성’ 수업의 부교재인 <네 가장 소중한 것을 버려라>를 통해 여전히 내 속에 남아서 싸우고 있지만 아직도 그 정체가 희미한 기복주의와 인과응보의 법칙, 옛 조문 같은 내 전통과 생각들을 밝히 드러내고 오직 하나님만 구하는 새 길을 추구하게 되었다.
‘예수님 중심 성경탐구’에서는 마치 밭에 감추인 보화를 캐내고 크게 기뻐하여 자기의 소유를 다 팔아 그 밭을 산 농부의 심정이었고 구약 곳곳에서 우리의 역사와 삶을 주관하신 예수님을 발견할 때 우리와 늘 함께하셨던 예수님 때문에 구약은 더 이상 오천년 아니 더 이전의 역사가 아닌 현재의 역사로 생생하게 다가왔다.
예수님을 믿기 시작할 때 나의 신앙의 목적은 신앙인격과 자연인격의 성숙이었다. 그것이, 오정현 총장님을 따라 하나님과의 더 나은 관계로 승화되었고, 사랑글로벌아카데미를 통하여 하나님만이 나의 목적이 되었다. 하나님이 그들에게 복을 주시며 하나님이 그들에게 이르시되 생육하고 번성하여 땅에 충만하라, 땅을 정복하라, 바다의 물고기와 하늘의 새와 땅에 움직이는 모든 생물을 다스리라 하시니라 (창1:28)
제자훈련아카데미 수업을 통해 ‘말씀으로 오신 예수님이 주신 대사명이 창세기 1장 28절의 문화명령을 회복시킨다’는 것을 배우게 되었다. ‘생육하고 번성하여 온 땅에 충만하라’는 말씀이, 곧 ‘예수님께서 분부하신 모든 것을 모든 족속에게 가르쳐 제자를 삼음으로 온 땅이 여호와를 아는 지식으로 충만하라’는 말씀과 근본적으로 같다는 어마어마한 시각교정을 하게 되었다.
이제 3학기에도 깊고 넓고 높은 하나님을 아는 지식으로 채워질 것을 기대하며 아버지의 마음, 목자의 심정을 이식받은 목양사로서 예수 그리스도라는 보화를 나눔으로써 나와 내 이웃이 여호와의 집으로 돌아오게 되는 복의 근원이 되길 간절히 기도한다.
뜨거운 여름, 일터선교&글로벌네트워크아카데미 1기부터 4기 생도들과 그 가족들, 총 36명은 튀르키예와 그리스를 탐방하며 사도 바울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비전 트립을 다녀왔다. 유례없는 폭염 속에서 진행된 이번 여정은 바울이 복음을 전하기 위해 겪었던 열정과 헌신을 더욱 깊이 체험할 수 있는 기회가 되었다.
사도 바울의 선교 여정을 따라가며 우리가 편안하게 버스를 타고 이동하는 이 길들을, 척박한 환경 속에서 무더위와 추위를 가리지 않고 걸어갔을 바울을 생각하니, 그의 헌신과 고난이 더욱 생생하게 다가왔다. 사도 바울의 선교 여행 중 소아시아 복음 전도의 중요한 거점이었던 튀르키예의 비시디아 안디옥교회를 비롯해, 형제 사랑을 실천했던 빌라델비아교회, 라오디게아교회, 사데교회 등을 방문하며 성경 말씀을 더욱 구체적이고 입체적으로 이해할 수 있는 귀한 시간을 가졌고, 성경 속 이야기들이 한층 생동감 있게 다가왔다.
특히, 박해 속에서도 신앙을 지키고자 했던 생생한 현장인 파사바 계곡과 괴레메 동굴 교회, 데린구유 지하도시를 방문하면서, 초기 기독교인들이 생명과 삶을 걸고 예수를 구주로 고백했던 그들의 불굴의 믿음과 신앙적 결단을 보며 우리의 믿음을 되돌아보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스 빌립보로 이동하여 바울이 루디아에게 복음을 전했던 강가에서 예배를 드리고, 세족식을 행하며 한 영혼의 소중함과 복음 안에서 순종하며 서로에게 겸손할 때 하나 된 공동체가 될 수 있음을 나누었다.
고린도에 있는 갈리오 총독 법정에서 바울이 담대하게 서서 재판을 받았던 그 자리에 우리가 직접 서 보는 체험을 하며, 복음의 빚진 자로서, 복음의 증인으로서 우리의 사명을 다시금 마음에 새기는 뜻깊은 시간을 가졌다.
또한 아테네 아크로폴리스로 향하는 길목에 있는 아레오바고스 언덕에서 거대한 신전들을 등지고 담대히 복음을 전했던 사도 바울, 세상의 권세와 위엄을 뒤로 한 채 진리의 말씀을 선포했던 그의 외침은 여전히 바람결에 남아 우리의 영혼을 깨우며 복음을 향한 열정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우리의 신앙과 삶에도 강력한 도전을 주었다.
이번 비전 트립을 통해 복음의 본질과 하나님의 사랑을 깊이 체험하며 우리에게 주어진 사명과 비전을 다시 확인하는 값진 여정의 시간으로, 영가족의 사랑과 섬김을 나눌 수 있는 소중한 시간으로 인도해 주신 하나님께 깊은 감사와 영광을 돌린다.
퇴직 후의 삶에서 여행은 여전히 즐거운 활력소이다. 고고학을 전공하신 C교수, 정치 사상사 전공인 S교수, 그리고 경제학자인 필자를 포함한 셋이서 매분기에 한번씩 국내 역사 탐방 길에 나선다. 아는 만큼 보인다고 전에는 그냥 스쳐 지나간 유적지의 건물, 석탑 등에 눈길이 다시 간다. 그리고 조상들이 후손들에게 무엇을 남기고, 어떤 메시지를 주려고 했던가에 대해 상상의 나래를 펼쳐본다.
역사 유적지 발굴에 저명한 C교수의 설명을 듣고 각자의 전공 관점에서 토론이 벌어지곤 한다. 그리고 유적지에서 새로운 깨달음을 듣고 그 고을의 음식을 먹으면 맛도 새롭다. 지난 5월에 강화도 부근리 고인돌 유적지와 강화 고려궁지 등을 둘러 보았다. 거대한 고인돌 앞에 서니 온갖 생각이 떠올랐다. 그 옛날에 변변한 도구도 없던 시절에 거대한 돌을 어떻게 옮겼을까? 무게 중심을 어떻게 잡아 올려놨을까 궁금했다. 이런 수고를 왜 했을까? 대체 고인돌의 목적은 무엇이었을까? 고고학자에게 물으니 그도 명확한 답을 못준다.
역사적으로 추측할뿐이지 고인돌을 세운 목적이나 어떤 용도인지에 대해선 기록이 없다고 한다. 당시의 지배층의 무덤일 것이란 추측, 제사 또는 종교의식의 장소일 것이란 추측, 당시의 권력을 나타내는 사회적, 정치적인 상징물이었을 것이란 추측 등 여러 학설이 있다고 한다.
고인돌을 보면서 성경의 돌 기둥이 떠올랐다. 성경에도 돌 기둥에 대한 언급이 제법 많다. 대표적인 곳이 야곱의 돌 기둥(창 28:18~22), 여호수아가 요단강을 건너면서 세운 이스라엘 열두 지파를 상징하는 돌 기둥 (수 4:1~9)등이다. 성경에 등장하는 돌 기둥이 고인돌과 다른 점은 그 목적이 분명하게 기록되고 있다는 점이다.
예를 들면, 이스라엘 민족이 요단강을 건너고 열두지파를 상징하는 돌 기둥 열두 개를 세운 목적이 성경에 명시적으로 기록되고 있다. 먼 훗날 자손들이 “이 돌 기둥이 무엇인가요?” 하고 물으면, “언약궤가 요단강을 건널 때 요단 물이 끊겼다는 것을 기념하기 위해서 세운 돌 기둥이란 것을 알리라”는 것이다. 열두 돌 기둥이 살아 있는 역사의 교과서가 되어 후대에 계속 전수하고 계승하라는 것이다. 살아있는 역사의 계승이다.
이스라엘 민족은 하나님의 말씀과 기적 등에 대하여 성경에 상세하게 기록하여 오늘날까지도 전해지고 있다. 기록된 성경외에도 상징적인 돌기둥을 세워 그들의 믿음의 역사를 먼 후대에 계승시키고자 했던 것이다. 그들은 신앙의 역사를 계승시키려고 부단히 노력한다.
반면에 우리는 선조들의 믿음의 역사를 계승시키는 데 소홀한 것 같다. 레거시아카데미에서는 매 학기마다 기독교 신앙유산의 발자취를 찾아 현장학습을 간다. 강화도의 기독교 역사 현장을 더듬어 보기도 했고, 올해 1학기에는 전라남도 신안군 증도의 문준경 전도사님의 순교의 현장을 찾았다. 그 순교의 현장에서 비가 부슬부슬 내리는 밤에 함께 통성으로 기도했던 감동이 아직도 생생하다. 믿음 역사의 현장과 기념관을 둘러보고 우리 신앙의 선배들이 신앙을 지키고 전파하기 위하여 얼마나 치열하게 신앙생활을 했는지 반성하고 뉘우치는 계기가 되었다.
안타까운 것은 역사의 현장을 방문하면 종종 초기의 역사 흔적을 찾아보기 힘들다는 점이다. 지난 2학기에는 공주의 공주제일교회 박물관과 영명학원을 찾았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우리나라의 독립 열사들의 상당수가 기독교인이었다는 사실과 3.1만세 운동이 전국의 교회를 중심으로 일어났다는 사실을 잘 모른다.
독립운동에서 기독교의 참여와 기여를 빼놓을 수 없는데, 학교나 교회에서 제대로 가르쳐 주지 않았다. 3.1독립만세의 상징인 유관순 열사가 바로 공주 영명학원 출신이다. 여성교육의 산실이었던 영명학원과 그 모태가 된 공주제일교회를 방문하였다. 오늘날의 공주제일교회 전신은 ‘협산자예배당’이었다. 협산자예배당이란 이름에는 숨겨진 스토리가 있다.
교회건축을 위해 미국 선교본부에 보고되고 그 소식이 미국의 어느 교회에서 광고되었다. 그 광고 후에 어느 비오는 날 우산을 든 미국인 노신사가 선교본부로 찾아와 공주지역 교회건축으로 큰 돈을 헌금했는데 이름을 밝히지 않았다고 한다. 그 헌금으로 건축 되었으며, 그 노신사의 이름을 몰라 우산을 옆구리에 낀 사람이란 뜻의 ‘협산자예배당’으로 불렸다.
협산자예배당은 교인이 계속 늘어나 새롭게 증축하는 과정에서 예배당은 헐리고 그 자리에 새 건물을 지었다. 협산자예배당이 보존되었다면 좋았을텐데 하는 아쉬움이 남았다. 천주교에서는 신앙 유적지나 역사의 현장을 가능한 보존하고 그 옆에 새로 짓는다고 늦었지만 이제라도 믿음의 역사 현장을 보존하고 그 신앙 스토리를 후대에 전하고 계승시키는 일에 투자해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레거시아카데미는 신앙계승(passing well)을 제1의 교육목표로 삼고 있다. 은퇴를 앞두거나 이미 은퇴한 분들은 우리나라 기독교 부흥의 시대를 살면서 신앙생활을 잘 해왔는데, 이제는 그 신앙을 후대에 전하고 계승시켜야 할 위치에 있다. 그런데 상당수의 자녀들이 잘 믿지 않는다. 우리 가정, 가족부터 신앙계승을 잘 점검하고, 어떻게 하면 효율적으로 신앙계승을 잘 할 것인가에 대하여 고민하고 교육하는 곳이 레거시아카데미이다.
레거시아카데미가 사랑의교회의 교육과정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우리나라 전 교회에 신앙계승 운동(legacy movement)으로 확산되길 기도한다. 이런 취지에서 레거시아카데미 교육과정에서는 가정 혹은 가족단위로 신앙자서전을 쓰는 것을 학습하고 직접 쓸 수 있도록 팁을 주면서 가르친다. 처음에는 엄두를 못 내지만, 신앙자서전을 전공하신 목사 교수님들의 지도 아래 직접 신앙자서전을 쓰시는 분들이 많다.
레거시아카데미와 초창기부터 동역하고 있는 K장로님은 요즘 신앙자서전 쓰기 홍보대사가 되었다. 그 만큼 감동과 은혜를 주기 때문이다. 자신의 전 인생을 8단계로 나누어 구분하고, 주요한 키워드를 잡고, 그 키워드를 중심으로 하나님의 섭리와 연결시키는 작업을 지도하고 있다. 글로 쓰기도 하지만 사진을 모아 감동적인 동영상 스토리로도 만든다. 동영상 만드는 작업은 약간의 기술이 필요하지만, 이 역시 개인별 맞춤형으로 개인지도하여 초보자도 어렵지 않게 따라오고 있다.
은퇴자나 은퇴를 앞둔 사람들에게 가장 중요한 사명은 신앙계승(passing well)이다. 신앙유산계승 교육이 레거시운동(legacy movement)으로 승화되길 기도한다. 내년에 새로 입학할 레거시님들을 미리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