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5 SaGA STORY 11월호

2025년 11월 27일

▶PDF 전문보기 : https://myzip.kr/KHt3rELWV

 

 

목양사 과정을 은혜 가운데 마칠 수 있도록 인도하신 하나님께 먼저 감사와 영광을 올려 드립니다. 저는 현재 믿음의 1세대이며, 여전히 많이 부족한 저를 부르셔서 이 자리에 세우신 하나님은 이번 과정을 통해 ‘목양’이 단순히 섬김의 역할을 수행하는 차원을 넘어, 하나님의 마음으로 한 영혼을 품고 그 길 끝까지 동행하는 거룩한 사명임을 깊이 깨닫게 하셨습니다.
사람의 손으로는 할 수 없는 일을 하나님께서 얼마나 세밀히 이끌어 가시는지, 매시간마다 체험하는 은혜의 여정이었습니다.

 

매주 미국에서 실시간 온라인으로 이어졌음에도, 박성현 교수님을 통해 창세기부터 말씀을 통전적으로 새롭게 바라보게 하신 것은 하나님께서 제게 열어 주신 뜻밖의 선물이었습니다. 말씀 속에서 하나님의 집이 무엇인지, 제자도가 무엇인지, 그리고 우리가 어떤 정체성을 가지고 살아가야 하는지 다시 확인하게 되었습니다.

 

또한 고성삼 학장님께서 종교개혁가들의 삶과 교회사 전반을 재조명해 주시며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가 무엇을 해야 하는가”라는 질문을 마음 깊이 새길 수 있게 하셨습니다.

 

온전론 강해 수업을 통해 목자의 심정이 얼마나 무겁고도 귀한 것인지 깨닫게 하신 박주성 부학장님, 늘 따뜻하게 품어주시며 섬김과 진리의 균형을 보여 주신 윤난영 교수님, 그리고 1기 목양사 선배님들과의 식사 교제와 은혜 나눔, 함께 모여 한 공간에서 드렸던 수업의 순간들은 제 신앙 여정에 오래 기억될 소중한 보배와도 같습니다. 말로 다 표현하기 어려운 감동과 깨달음이 매시간마다 제 마음에 쌓여 갔습니다.

 

수업 중 가장 인상 깊었던 것은, 윤난영 교수님께서 “진리의 말씀 앞에 더 이상 물러서지 말라”고 하신 한 문장은 제 삶의 실제적인 영역을 뒤흔드는 강력한 도전이 되었습니다. 그 말씀 앞에 순종하려는 마음으로, 가정적으로는 종가 며느리의 자리에서 오랫동안 이어져 온 집안의 제사를 과감히 중단하는 믿음의 결단을 할 수 있었고, 일터에서는 더욱 주님의 사랑을 드러내는 방향으로 나아가게 되었습니다. 이것은 제가 잘해서 된 일이 아니라, 날마다 말씀 앞에 서서 작게라도 순종하려 할 때 하나님께서 이루신 일임을 절실히 깨닫게 됩니다.

앞으로의 인생 가운데서도 하나님께서 저와 동역하는 생도님들을 각각 다듬으시고, 세워 가시며, 더 깊은 성숙으로 이끄실 것을 확신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 속에서 우리가 경험하게 될 하나님의 한량없는 은혜를 기대하며, 기도로 준비하고 기다립니다. 제자훈련아카데미 목양사 과정 전체가 하나님의 손 안에 있음을 믿으며, 부르신 그 자리에서 기쁨과 감사로 순종하기를 소망합니다.

 

 

 

 

 

 

가을이 절정에 이른 11월 첫째 날, 저는 숭실대학교 교정에서 열린 레거시의 날 행사에 참석하였습니다. 레거시 아카데미 1기 졸업생부터 4기 재학생까지 모두 같은 레거시 티셔츠를 입고 모인 모습을 보니, 마치 대학 시절로 돌아간 듯한 기분이 들었습니다.

 

숭실대학교 설립자인 베어드 선교사님 동상 앞에 모여, 자신의 삶을 한국과 숭실대학교에 온전히 헌신하신 선교사님의 생애에 관하여 김대순 학장님께서 설명해 주셨습니다. 그 말씀을 들으며, 이렇게 훌륭한 선교사님의 섬김과 희생이 한국의 현대사를 이루는 데 얼마나 큰 밑거름이 되었는지를 다시금 깊이 느끼게 되었습니다.

 

이후 한국기독교박물관을 방문하여, 1800년대 후반의 한글 성경과 찬송가 등 한국 기독교 역사를 보여 주는 귀중한 유물들을 보면서 신앙의 선배들이 남겨 주신 믿음의 유산을 깊이 체험할 수 있었습니다.

 

이어진 이윤재 숭실대학교 총장님의 간증에서는, 하나님의 말씀 위에 세워진 숭실대학교의 레거시를 계승하고 더욱 발전시키기 위해 애쓰고 계신 총장님의 모습이 큰 도전이 되었습니다. 그러면서 ‘나는 앞으로 어떻게 살아가야 할 것인가? 나의 레거시는 무엇인가?’라는 질문을 제 삶에 던지게 되었습니다.

 

베어드 선교사님 부부는 평생을 한국의 교육을 위해 헌신하셨고, 그 후배들은 그 레거시를 100년이 넘도록 잘 이어 오고 있는데, 저는 과연 신앙 계승의 사명을 잘 감당하고 있는가 하는 마음도 들었습니다.

 

김대순 학장님께서 말씀해 주신 ‘10+ 레거시’ 개념을 들으며, 레거시는 인생의 십일조 그 이상을 하나님께 드리는 최적의 출발점이라는 말씀에 깊이 공감하게 되었습니다. ‘그래, 맞다. 이제 나도 인생의 후반전에 들어섰는데, 언제 경기가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서 하나님께 드리고 싶어도 드릴 시간이 없게 될 수도 있겠구나.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지금, 바로 지금 드려야 한다.’라는 마음이 강하게 들었습니다.

 

마지막으로 레거시 선서를 통해 남은 인생을 아름답게 마무리하고(Finishing well), 잘 계승하며(Passing well), 잘 나이 들어가겠다는(Aging well) 다짐을 다시 한번 굳게 하였습니다.

 

앞으로 매년 열릴 레거시의 날이 선배들의 신앙을 이어받고, 제 사명을 확인하는 귀한 시간이 되기를 바라며, 레거시 대사로서 자손들에게 신앙을 계승하는 사명을 위해 온 힘과 마음을 다할 것을 결심해 봅니다.

 

 

 

 

 

 

 

 

 

 

 

 

 

라헬만 떠올리면 야곱에게 7년의 시간은 결코 2,555일이 아니었습니다. 다른 사람들과 똑같이 61,320시간이 흘렀지만, 성경은 그의 마음에는 7년이 단지 며칠 같았다고 말합니다. 그 이유는 분명했습니다.

 

 

사랑글로벌아카데미는 이제 5회 수료생을 배출하지만, 제게는 사랑글로벌아카데미를 향한 7년의 사랑이 있었습니다. 사랑글로벌아카데미가 그 이름조차 확정되기 전부터, 이 땅의 희어진 들판을 바라보시며 “추수할 것은 많되 일꾼이 적다”고 탄식하신 주님의 마음을 품고, 저는 손을 머리 위로 높이 들어 “주님, 여기 준비된 일꾼들이 있습니다! 이들을 보아 주시고 사용하여 주옵소서! 우리를 보내 주옵소서!”라고 외칠 수 있는 현장을 꿈꾸며 수많은 밤을 고민하고 씨름했습니다.

 

마음 졸이던 순간과 벅차오르던 시간들, 그리고 그 기도와 기다림 속에서 작은 씨앗 같던 꿈이 이제 줄기를 이루고 열매를 맺기 시작하는 모습을 바라보며 하나님의 경이로운 손길을 다시금 느낍니다.

 

사랑글로벌아카데미는 주님이 찾으시는 예배자들과, 예배의 새로운 추수를 이끌 일꾼들을 세우며 주님의 부르심에 응답하고 있습니다.

 

예배아카데미의 커리큘럼을 설계할 때 제가 집중한 방향이 있습니다. 바로 예배신학과 사역 철학, 예배자의 영성과 사역자의 음악성입니다. 우리는 유행이나 시대의 풍조를 따르는 종교 활동이 아니라, 성경이 일깨워 주는 예배 신학에 기반한 사역자들을 세워 가고 있습니다. 세상은 종종 음악성과 영성 중 하나를 선택하게 만들지만, 예배아카데미는 두 영역 모두를 균형 있게 개발하고 성장시키는 예배 섬김이들을 훈련하고 있습니다. 우리가 이 생도들을 라헬처럼 사랑할 수밖에 없는 이유가 여기에 있습니다.

 

이제 저는 하나님께서 또 다른 사랑으로 맡기신 양들을 섬기기 위해 부학장의 책임을 내려놓습니다. 그러나 이 시대가 요구하는 예배의 회복은 아직 완성된 과업이 아닙니다. 사랑글로벌아카데미의 모든 생도들과 후원자들이 오늘도 하나님 사랑과 이웃 사랑을 결단하며, 공동체를 주님의 보좌 앞으로 이끄는 섬김을 계속 이어가야 합니다.

 

저는 성경적이고 하나님 중심적인 예배가 이 땅에 충만해지는 그날까지, 하나님께서 예배아카데미의 모든 일꾼을 훈련하시고 파송하셔서 아버지께서 찾으시는 신령과 진정의 예배자들을 세워 가실 것을 믿습니다. 그 과정 속에 동참하는 모든 이에게는 7년의 시간이 단지 며칠처럼 느껴지는 은혜가 있을 것입니다. 시간 가는 줄 모르는 기쁨과 열정이 사랑글로벌아카데미의 모든 가족들에게 가득하기를 축복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