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식지

2026 SaGA STORY 5월호

2026년 09월 28일

PDF 전문보기: https://www.saga121.com/sagastory/VOL60

당시 저는 ‘나는 무엇에서 가장 큰 기쁨을 느끼는가’를 깊이 고민하곤 했고, 결국 타인에게 도움이 될 때 가장 큰 행복을 경험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것이 의사의 길을 선택하게 된 첫 출발이었습니다. 시간이 흐르며 저는 직업(Beruf)이 단지 인간이 ‘스스로’ 선택하는 진로에 그치지 않으며, 소명(Berufung), 다시 말해 ‘하나님께서’ 각 사람을 부르시는 자리라는 사실을 알게 되었습니다.

 

대학병원을 떠나 개원을 향한 마음을 품고 나오던 때, 제 마음속에 가장 먼저 자리한 질문은 이것이었습니다. ‘어떻게 하면 하나님께서 주인 되시는 병원을 세울 수 있을까.’ 그 고민을 안고 일터선교&글로벌네트워크아카데미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SaGA를 통해 배우고 있는 핵심 중 첫 번째는 시간과 공간, 사람과 물질을 포함한 삶의 모든 영역이 하나님의 주권 아래 있다는 사실입니다. 우리의 일터는 단순히 생계를 위한 공간이 아니라, 만물의 주인 되시는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맡기신 사명의 자리이자 우리를 부르신 현장임을 배우고 있습니다.

 

일은 더 이상 나 자신의 필요를 충족하기 위한 수단에 머물지 않습니다. 누군가는 의사로, 누군가는 교사로, 또 누군가는 목회자로 부름받아 각자에게 맡겨진 일을 감당함으로써 이웃을 섬기고 세상을 지탱해 갑니다. 그 과정을 통해 저는 먼저 나를 섬겨 주신 예수 그리스도를 더욱 닮아가야 함과, 동시에 나의 연약함으로는 감당할 수 없는 일들 앞에서도 성령님의 도우심을 신뢰하며 전적으로 자신을 맡기는 믿음의 태도를 조금씩 배워가고 있습니다.

 

두 번째로, 기독교 세계관은 저로 하여금 하나님께서 역사의 주권자이심을 더욱 선명히 바라보게 했습니다. ‘빛이 있으라’ 말씀하신 창조의 순간부터 지금에 이르기까지, 하나님께서는 긴 역사 속에서 일점일획도 놓치지 않으시고 모든 것을 주관해 오셨음을 묵상하게 되었습니다.

 

그 긴 시간 동안 단 하나도 우연한 것은 없으며, 하나님께 무관한 순간 역시 없었다는 사실을 깊이 깨달을수록, 지금 제 삶 또한 그분의 전적인 주권과 섭리 안에 있음을 더욱 확신하게 됩니다. 지금까지 이어져 온 기독교 역사의 끝자락이 저의 ‘오늘’이라면, 제가 살아가는 오늘 또한 또 다른 역사의 ‘어제’가 될 것입니다.

 

그렇기에 하나님께서 나를 통해 이 세상 가운데 어떤 ‘내일’을 빚어가실지에 대한 기대와 소망이 제 안에 더욱 커져 갑니다. 그 소망은 지금 제가 서 있는 자리에서 만나는 사람들과 상황들 앞에 더 큰 책임감과 성실함으로 임하도록 저를 이끌고 있습니다.

 

 

 

 

 

 

 

많은 기독교인들이 예수님을 진지한 분으로만 알고 있지만, 사실 예수님은 유머가 풍부한 분이셨습니다. 십자가의 현실과 어설픈 제자들을 세워야 하는 사명 앞에서도 예수님은 여유 있게 유머의 양념을 곁들이셨습니다. 인생은 야곱의 고백처럼 짧고 험한 것이 현실이지만, 유머는 그 무게를 가볍게 만들어 줍니다.

 

유머는 인생을 즐겁게 해 주고, 어떤 고난도 유머러스하게 넘길 수 있는 동력을 제공합니다. 너무 안달복달하지 않아도 모든 것은 지나가게 되어 있습니다. 나의 오피스 책장에는 몇 권의 유머 책들이 있는데, 종종 혼자 읽다 보면 킥킥 웃으면서 유머 지능을 키우고 땀까지 흘리곤 합니다.

 

올해는 세 번째 신안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 여행이었습니다. 2026년 3월 27일 아침 7시, 젊은 레거시 60세 이상이 버스를 타고 4시간이 걸리는 전라남도 신안으로 떠났습니다. 도중에 버스를 잡은 저는 승객들에게 유머러스한 질문을 던졌습니다. “여러분, 노아가 아내를 어떻게 설득하여 방주에 타도록 했을까요?”

 

“기도하지 않았을까요?”, “선택이 없었어요.” 등 일반적인 답변이 이어졌습니다. 그러자 저는 유머러스한
정답을 제시했습니다. “노아가 아내에게 이렇게 말했습니다. ‘여보, 내가 당신과 결혼하여 고생을 많이 시키고 제대로 된 휴가도 한 번 못 줬는데, 몰래 1년짜리 크루즈 티켓을 샀어요. 우리 같이 크루즈 타러 가요.’ 이렇게 노아와 그의 아내는 인간 역사에서 크루즈를 탄 첫 번째 부부가 되었습니다.”

 

모두가 동시다발적으로 웃으며 몸의 엔도르핀이 분비되어 조금이나마 젊어지고 건강해진 듯했습니다. 13km의 섬티아고 12사도 순례길을 이틀에 나누어 걸으며, 예수님의 12사도들이 지난 2,000년 동안 후대에게 남긴 레거시를 묵상하면서 도전을 받았습니다. 제자 훈련을 받은 분들도 12사도의 이름을 기억하는 분들이 많지 않습니다. 12사도에 대한 질문을 했습니다. “12사도 가운데 요리를 가장 잘하신 사도는 누구일까요?”

 

정답만 찾는 교육을 받은 분들은 유머 지수가 높지 않아서 누구일까 분석을 하느라 답을 하지 못했습니다. “도마입니다”라고 했더니 한바탕 웃었습니다. “12사도 가운데 가장 긍정적인 사도는 누구일까요?”

 

어떤 분은 베드로가 물 위를 걸었으니 베드로가 긍정적인 사도였다고 하고, 어떤 분은 안드레가 다른 사람들을 잘 인도하기에 긍정적인 사도였다고 대답하였습니다. 정답을 제공하였습니다. “다대오입니다. ‘다 되오’입니다. 안 되는 것이 없는 가장 긍정적인 사도입니다.

우리도 인생을 살아가는 데 다대오 사도처럼 긍정적으로 살아갑시다.” 웃음을 통한 마음의 즐거움은 건강을 지키는 보약입니다(잠언 17:22). 캄캄한 바다 부둣가에 있는 베드로 기념 교회 앞에서 별이 반짝이는 하늘 아래, 그리스도의 몸을 기념하는 성찬식을 나누었습니다.

 

2,000년 전 갈릴리 해변에서 베드로에게 “내 양을 먹이라”라고 말씀하신 그리스도의 말씀을 마음에 새기며, 다음 세대를 살리는 레거시를 남기겠다는 헌신을 다짐했습니다. 교회 건물 안에서 하는 성찬식은 엄숙한 분위기 속에서 참석하지만, 자연 속에서 하는 성찬식은 자유롭게 진행했습니다. 후대가 모두 주님의 성찬식에 참석하고, 선대와 후대의 고향과 일터는 다르더라도 반드시 돌아가야 할 본향은 같기를 기도했습니다.